최근 SNS를 통해 새정연 박지원 의원이 과거에 전두환을 찬양했다는 내용의 사진이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박지원 의원을 공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몇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이 과거에 전두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의 일입니다.
뉴욕한인회장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던 그의 인생은 1983년 미국 워싱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후 180도 변하게 됩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큰 감명을 받고는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제가 잘못 살아왔습니다. 저의 삶이 부끄럽습니다. 민주화를 위해서 벽돌 하나라도 놓는 그런 생각으로 살겠습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해 미국으로 강제 망명을 당한 상태로 아무런 힘도 권력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김대중을 따르기로 한 박지원의 마음은 순수한 진심에서 우러나온 걸로 봐야 합니다.
이때부터 박지원 의원은 무려 26년간 김대중 대통령을 보필했고, 지금까지도 이희호 여사를 극진히 모시고 있습니다.
잘 나가는 사업가로서, 명망 있는 뉴욕한인회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그는 김대중과 함께하는 가시밭길을 택했습니다.
과거 전두환에 대한 찬양 발언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이후의 삶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다는 것도 분명히 함께 기억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찬양 발언 내용이 담긴 사진이 최초로 게시된 곳의 출처는 저도 아직 찾지 못했고, 여러 정황상 삭제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만 이 사진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언론사는 ‘뉴데일리’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보도 - 2013년 7월 6일 뉴데일리 보도, 박지원 전두환 언급!? 강력한 지도자가 그리웠나 (클릭)
뉴데일리 보도 이후 '일베' 등을 통해 이 사진이 급속히 유포되기 시작한 걸로 보입니다.
급기야 '어버이연합' 등의 자칭 애국보수단체에서 박지원 의원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박지원 의원은 전두환 찬양 발언에 대해 본인이 직접 해명을 했을까요?
지금까지 조사해본 바로는 두 차례에 걸쳐 트위터를 통해 간단히 해명한 것 외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그의 해명에 의하면, 1982년 KBS 인터뷰 내용인 "12.12와 5.18은 영웅적 결단이었다"는 부분은 허위 및 음해라고 합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KBS 방송 내용을 직접 확인해봐야 하는데 이에 관한 그 어떤 자료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최초로 박지원 발언 사진을 올린 게시글은 사라졌고, 이 사진을 인용 보도한 뉴데일리도 KBS를 통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박지원 의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일베, 어버이연합, 뉴데일리 등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그의 입장에서는 꽤 꺼려지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의혹에 대해 문재인 지지층에서 주도적으로 퍼트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건 분명 잘못됐다고 봅니다.
김대중을 만나기 전의 사업가 박지원과, 김대중을 만난 후의 정치인 박지원은 분명히 다릅니다.
김대중을 만난 후 자신의 모든 삶을 독재가 아닌 민주화를 지지하며 살아온 인물의 과거 행적을 끄집어내 공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사람이니까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건 아닌지 모두가 한번 스스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몽준 의원님! 6년 전 오늘을 기억하시나요? (3) | 2014.04.02 |
---|---|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예언 (1) | 2014.03.02 |
유신시대에도 외교문서를 조작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1) | 2014.02.17 |
김용판 무죄 선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추모합니다. (3) | 2014.02.06 |
민주당 트위터에서 특검이 사라졌습니다 (4) | 2014.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