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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진상규명

파파이스 미친 김감독님과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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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김어준의 파파이스 58회 - 승희가 남긴 사진> 편에 대한 김감독님의 주장에 반론을 펴는 글을 올렸습니다.


관련글 - 파파이스 미친 김감독님께 이의를 제기합니다


김감독님께서 이 글을 보시고 정말 깜짝 놀라셨더군요.


지방 출장길에 피곤하셨음에도 새벽에 저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시면서 저의 반론에 대한 입장과, 파파이스에서 다뤄지지 못한 뒷이야기들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는 솔직히 김감독님께서 이렇게 빨리, 그리고 직접 연락을 취해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김감독님께서 저에 대해 모르고 계실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김감독님은 저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계시더군요. 특히 겁도 없이 국정원 대선개입을 추적했던 저의 과거 이력 때문에, 제가 절대 국정원의 프락치는 아니라고 확신하고 계시더군요. ^^;;


김감독님은 저에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할 것을 요청하셨고, 바로 어제 전격적으로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해서 새벽 4시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역시 김감독님은 다르시더군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뜨거운 열정과, 어린 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에너지가 넘치시더군요.


무엇보다도 제가 선의의 목적으로 반론글을 올렸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도 제가 왜 김감독님께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했는지 솔직한 제 심정을 조금 풀어놓고 싶습니다.



저는 요즘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몰입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미쳐있는 상태입니다.


툭하면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심지어는 끼니도 거르면서 2014년 4월 16일의 진실과 거짓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름대로 세운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편견과 선입견을 버린다.

기존에 알려진 내용들을 마치 아기가 말을 배우는 것처럼 습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경계합니다. "이 사람은 원래 착한 사람이고, 이 사람은 원래 나쁜 사람이야!"라는 식의 생각이 세월호 진상규명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둘째,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되는 현상만 믿는다. 

근거와 출처가 불분명한 음모론이나 괴소문은 절대 믿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역추적하여 진실 여부를 가린 후 거짓인 내용은 과감하게 배제합니다. 진실을 밝히려면 거짓을 철저히 걸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근거 없는 음모론을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셋째, 절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저는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그 누구의 편도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세력이나 정치집단의 이해득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오직 진실의 편에 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기로 결심한 만큼, 누군가가 저의 편이 되어줘야 한다는 기대도 함께 버려야 하니까요.


김감독님께서 파파이스에서 주장하신 내용들에 대해서도 위 세 가지 원칙을 지켜가면서 정말 치열하게 조사하고 검토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철저한 자문도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김감독님의 주장과는 완전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가 알아낸 내용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공개적으로 글을 올려서 문제를 제기할지, 아니면 파파이스 팀에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서 견해를 들어볼지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께서 "내부분열로 비칠 수 있으니까 조심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주시더군요. 그런데 그런 말들을 들으면 들을수록 "절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원칙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제가 김감독님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김감독님을 믿고 지지하시는 분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간 김감독님의 주장에 반하는 글이나 댓글을 올리게 되면 거의 자동으로 엄청난 공격이 쏟아지는 것을 봐왔습니다. 그런데 반론을 주장하시는 분들의 글들을 제가 검토해보니 거짓인 내용도 물론 많지만, 충분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비판도 상당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전한 비판들마저 소위 '알바' 취급당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감독님에 대한 반론을 공개적으로 올리게 됐습니다. 글을 올리는 순간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을 저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김감독님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김감독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김감독님께서 제 진심을 읽고 어깨를 토닥거려 주시더군요.


이 때 사람냄새 폴폴 나는 푸근한 분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감독님께 제가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조사한 내용들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반론을 제기하는 글을 올릴 때 제가 조사했던 모든 내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 몇가지는 일부러 뺐습니다. 왜냐하면 그 부분은 다른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알게 되면 골치 아파질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핵심 내용 몇가지를 빼다 보니 제 반론글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차포 떼고 장기두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요.


하지만 어제 김감독님을 만나서 제가 반론글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모든 핵심 내용을 자세히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김감독님께서 검증을 해나가시면 좋겠다는 방법론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드렸습니다.


김감독님도 저의 날 선 반론에 대해 정말 귀담아들으시더군요. 듣기 거북할 수도 있는 저의 주장을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으시며 끝까지 들어주셨습니다.


그 순간 제가 스스로 세웠던 첫 번째 원칙 "모든 편견과 선입견을 버린다"를 제가 지키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김감독님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것을 말이지요. 이렇게 따뜻한 분인 줄 몰랐고, 이렇게 대화가 잘 통하는 분인 줄 몰랐던 겁니다.


그래서 김감독님에게 정중하게 사과드렸습니다. 제가 김감독님을 잘 몰랐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자신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격렬한 포옹을... ㅠㅠ



그 순간부터 김감독님과 저는 마치 방언이 터진 사람들처럼 서로가 지금껏 조사해온 세월호 참사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레이더, AIS,, CCTV, DVR, 구조영상, 아이들이 남긴 사진, 언론보도, 선장과 선원, 해경, 생존자 증언, 국정원, 청와대, 묻힌 의혹, 숨겨진 사실 등등등... 새벽 4시까지 깊은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와... 뭐 이런 분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작업을 해오셨더군요. '미친 김감독'이란 소리가 괜히 붙은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저와 김감독님은 본격적으로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특히 저는 김감독님의 이론을 반대편의 시각으로 냉정하게 검증하는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맞는 것은 맞다고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쓴소리도 마다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작업은 이제 은밀하게 진행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김지영 감독님께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함께 전합니다.


오늘 새벽 4시에 헤어지기 직전 찍은 인증샷 올립니다.




미친 김감독님과 함께 한 배를 타게 되어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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